• 당일 지리종주
  • 조회 수: 1922, 2015-10-11 07:32:56(2015-10-09)
  • 토끼봉을 넘어 연하천을 향하던 중 짙은 새벽 어둠이 물러가면서 보이는 단풍 숲에 눈이 번쩍 뜨였다. 아예 단풍터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와우!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더불어 천왕봉 밑으로 깔린 운해 또한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웠다. 흐린 날씨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풍광이어서 더욱 아름다웠다.

    구월의 마지막 날. 
    더 늦추면 주능선 단풍을 놓칠 것 같아 홀로 지리산 종주길에 나섰다. 3개월전부터 시작한 운동에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진 것 같아 테스트겸 나선 길이다.

    연휴가 끝나서인지 간간히 등산객들을 만날 뿐 무척 한가해 홀로 단풍을 만끽하면서 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내달았다. 이렇게 당일 종주해 본 것이 언제였던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아마 지리산 내려오기 전이었으니 10년이 넘었나보다.

    하도 많이 다녀서 길이야 눈감고도 알 수 있어 지루하거나 힘들지는 않았지만 낮게 깔린 구름으로 햇볕이 들지 않으니 좀 을씨년스러웠다. 칠선봉을 지나 영신봉을 올라서니 이게 웬일?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낀 구름에 바람까지 세차다.

    나무 잎에 맻힌 구름이 비처럼 쏟아지기도 하고 제석봉을 오를 때는 비바람까지 동반한다. 드디어 천왕봉. 새벽3시40분경 성삼재 주차장을 출발해 정오를 갓 넘긴 시간에 천왕봉에 도착했으니 8시간30여분이 걸렸다.

    바람도 거세고 온통 구름으로 덮혀 시야는 볼 수도 없고 추워서 잠시라도 있기가 어려워 하산을 서둘러야 했다. 역시 천왕봉다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체력은 그런대로 문제가 없었으나 하산길엔 속도를 낼 수 없을 만큼 체력이 급격히 고갈되어 지루할 정도로 천천히 백무동으로 하산했다. 큰 문제없이 끝낸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지리산을 종주하고 나면 언제나 그렇듯이 뭔가 모를 기운이 솟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몸안에서는 뿌듯한 기운이 남아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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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김현조

    2015.10.10 21:31

    지리산 당일 종주. 도전할 생각이 없어서인지 말만 들어서는 전혀 엄두가 나지 않기는 하지만 저로서는 넘볼 수 없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올려주신 길손들 사진을 보니 한글날 연휴동안은 많이 바쁘시겠습니다. 며칠전 페북에서 위 지리산 단풍사진을 봤지만 크게 보니 정말 멋지네요. 산방옆 다랭이논에 벼들은 이미 추수가 끝났겠지요? 두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레벨:10]노고지리

    2015.10.11 07:32

    앗! 잘 계시죠? 덕분에 잘 있습니다.

    사모님께서도 잘 계시죠?

    추석연휴 이후부터 좀 바빴습니다.


    "지리산 주능선 당일종주"는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불가능한 일도 결코 아닙니다. 

    해보겠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마라톤을 도전하시는 분들께 흔히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아무나 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할 수는 없다."

    이 말의 행간에는 아무나 도전할 수는 있지만 

    피나는 노력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지점장님께서도 한번 도전해 보시지요. ㅎㅎ.


    어제 저녁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오늘 아침 기온이 뚝 떨어졌네요.

    추수가 끝난 들판이 휑하니 을씨년스럽습니다. 또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네요.


    늘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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